경상남도 거창군은 지리산, 덕유산, 가야산 3대 명산의 국립 공원에 둘러싸여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분지입니다. 예로부터 ‘크게 일어날 밝은 곳’, 넓고 큰 밝은 들’이라는 뜻에서 유래한 거창군은 그 이름처럼 너른 평야와 수많은 명산을 갖추어 발길 닿는 곳마다 가슴이 웅장해지는 풍경을 자랑합니다. 높은 산과 깊은 계곡, 그 사이사이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땅은 1400년 전 백제와 신라가 서로 차지하고 싶은 영토이기도 했습니다. 백제, 신라, 가야의 접경 지역이었던 거창군은 신라로 가는 백제 사신들을 송별하는 금원산 수송대, 가야의 고분군인 무릉리 고분군 등 삼국의 문화가 공존하는 문화유적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골짜기마다 거창한 역사를 품고, 신선이 살 것 같은 선경을 자랑하는 거창군에서는 한 폭의 풍경이 된 문화재 속에서 옛이야기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남도 제일의 명승, 수승대
명승 제53호로 지정된 수승대는 백제에서 신라로 가던 사신들을 배웅했던 곳으로, 처음에는 백제인들이 돌아오지 못할 것을 근심했다고 해서 ‘근심 수’, ‘보낼 송’을 써 이름 붙여졌습니다. 하지만 조선에 이르러 이곳을 찾은 퇴계 이황이 그 이름에 아쉬움이 남아, 수송대에서 ‘반드시 다시 찾는다’는 의미의 수승대로 바꾸었다고 전해집니다. 수승대의 거북바위 표면에는 이황의 개명시를 비롯해 이름난 선비의 시들이 새겨져 있습니다. 바위를 종이 삼아 시를 쓰던 옛 예술가들의 놀이터는 이제,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캠핑 명소가 되었습니다. 수승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한 황산고가마을에는 600년 된 느티나무 ‘안정좌 나무’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 느티나무는 황산고가마을의 수호신으로서 여행자의 소원을 이루어주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출산, 승진, 부자, 건강, 합격의 다섯 가지 ‘소원 성취 존'이 마련되어 있는 만큼, 평소 원하던 소원이 있다면 이곳 황산고가마을의 안정좌 나무를 찾아 간절히 빌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청정 자연이 만나 탄생한 건강 먹거리
고도 1,000m가 넘는 산만 24개에 이를 정도로 산림이 풍부한 거창군은 산에서 발원한 하천 또한 발달해있습니다. 하천의 범람으로 형성된 충적평야에는 미꾸라지와 메기, 장어와 같은 민물고기가 서식하기 좋아 자연스레 하천가를 따라 추어탕집이 생겨났습니다. 사계절 내내 먹을 수 있는 맛 좋고 몸에 좋은 거창식 추어탕은 미꾸라지 살을 많이 넣고 툭툭하게 끓여 진한 맛이 일품입니다. 전라남도와 경상남도가 만나는 길목에 위치한 거창군은 커다란 시장도 발달했습니다. 큰 규모로 열리는 거창 오일장에서는 거창군을 대표하는 특산물인 5홍(사과, 오미자, 딸기, 애우, 애도니)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자연이 주는 건강한 먹거리로 가득한 거창군은 우리의 몸과 마음 모두 채워주는 고장입니다.